‘에코 樂 갤러리’ 아트컬럼입니다.
[발문(跋文), 판매리뷰(Sold) 그리고 기록....]
에코락갤러리 대표 장현근 | 2022-05-26
[발문(跋文), 판매리뷰(Sold) 그리고 기록....]
미술 감정학의 절반은 해당 작품에 대한 다양한 기록을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과학적 분석이겠지요. 제작 경위나 소장 배경, 혹은 감상 기록을 담은 발문은 작품의 진위 여부는 물론 후대의 학문적 연구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당연히 시장 거래 시 발문을 포함한 이와 같은 기록은 그 가치를 판단하는 결정적 요인입니다.
특히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작품을 소장할 때 이러한 기록이 없는 작품이나 유물은 우선 대상에서 제외 되겠지요. 고흐가 유명해진 것은 어쩌면 그가 남긴 수많은 편지 때문이고, 클림트는 드로잉 때문일 수 있겠습니다.
저희가 락갤에서 소장되는 모든 작품에 대해 대강(大綱)의 코멘트로 판매 리뷰(Sold)를 쓰는 이유는 미술계 종사자로서 직업 윤리상 스스로를 단련해야 한다는 강박증도 있지만, 스스로 작가임을 천명하고 작품을 시장에 내놓는 작가님들의 첫번째 발문(跋文) 역할의 기록을 남겨서 응원하고 싶어서 입니다. 이중에 후대에 거장으로 성장할 작가님들이 계실지 누가 알겠습니까?
작품의 진위를 증명하는 기록을 넘어서, 다양한 소장자들의 손을 거치면서 그 소장 배경이나 경험, 그리고 감상이나 비평 기록 등은 작품의 가치를 배가 시킬 것이 분명합니다. 작가의 작품이 명작이 되고 ,작가 자신이 거장이 되기를 원한다면, 역설적으로 반드시 후배들이 논문이나 저서 등을 집필할 때 참고할 기초 자료들이 풍부하게 존재해야 가능한 일이죠.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한 후배들의 석사 논문 한편 없이 어떻게 거장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따라서 작가는 작가 자신만의 기록인 드로잉이나 스케치 등을 많이 남겨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다양한 시각의 비평을 많이 받아야 합니다. 기획자는 기획 의도가 담긴 전시 서문을 남겨야 하고.... 소장자의 감상문은 금상첨화죠.미술시장이 발전하려면 작가 뿐만 아니라, 비평가, 소장자, 전시 기획자도 다 같이 성장해야 합니다. 바로 그 시작이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