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樂 갤러리’ 판매작품리뷰입니다.

[Sold/사랑이 피어나는 겨울밤- 김선옥​ 作]

에코락갤러리 대표 장현근 | 202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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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겨울밤

김선옥作

72.7cm * 53.0cm (20호)

mixed media, 2022

3,000,000

[Sold/사랑이 피어나는 겨울밤- 김선옥​ 作]

인간은 누구나 생래적으로 선대로부터 내려 받은 공통적인 본성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이 원초적 본능은 주로 개체의 육체를 온전히 보존하는 생존과 자신의 유전자를 확산시키는 번성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 본성이 예술가들에 의해 표현되면 예술적 욕망이 분출되었다고 하지요.생존과 번성에 대한 원초적 욕망은 지식처럼 따로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이미 몸 안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약간의 끄집어 내는 훈련과 촉매가 되는 계기만 주워진다면 발현되기에 충분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예술적 영감을 떠올린다고 합니다.

현전하는 급박한 위험으로부터 신체의 훼손이나 절명을 회피하기 위한 생존 본능은 온전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한 절대적 요소입니다. 일단 살아남아야 나중에 어떻게든 유전자를 번식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도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고소 공포증,파충류에 대한 공포, 어둠에 대한 공포,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 전쟁에 대한 공포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죽음이나 신체 훼손이나 파편화,상실에 대한 슬픔, 고립이나 소외, 절망,질병,좌절,이별,손실,비극,질투,경쟁,혼돈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부정적 기제들이 아이러니하게 바로 생존에 도움이 되는 원초적 본능들이죠. 뱀을 무서워해야 뱀에 물려 죽을 확률이 낮아집니다. 아주 지독한 역설이죠.우리가 미술사의 수많은 거장들의 작품에서 주로 읽을 수 있는 키워드들 입니다.

일단 이러한 부정적인 본능들로 인해 생존에 성공했다면, 다음은 자신의 유전자를 확산 시켜야 하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지요. 바로 번성의 문제인데, 이때 관련된 원초적 본능들이 사랑,성(性), 의식주,집단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유대와 연대, 행복,쾌락,기쁨,질서, 안정 등 긍정적인 기제들 입니다.일테면 우리는 꽃을 열매의 잉태이자 전조 현상으로 보기 때문에 매우 특별하게 인식하도록 유전된 것입니다.우리가 꽃은 보면 아름답게 느끼는 이유입니다. 균형 잡히고 건강한 상대에 매력을 느끼고 아름답게 여기는 것도 같은 이유죠. 해가 지면 특정된 거소, 즉 집으로 회귀하는 본능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집이 주는 안전과 휴식...그리고 외부의 위험을 막아주는 기능 때문입니다. 안전한 거주 공간은 번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주제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작품들에서 나타나지요.

미술의 가치를 논할 때 생존과 번성의 우열은 가릴 수 없습니다. 둘 다 우리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다만 시대적 상황이나 사조에 따라 그 유행이 다를 뿐입니다. 인류가 전쟁을 겪는다면 아무래도 부정적 기제들의 생존이 긍적적인 본능의 번성에 우선할 수 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평화로운 시기 라면 번성에 관련된 본능들이 더 많이 분출되고 표현될 것입니다.1.2차 대전 이후 현대 미술까지 미술이 어둡고 난해한 이유는 전쟁으로 인한 죽음과 신체 훼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작동된 결과입니다. 동시대에 전쟁에 대한 끔직한 트라우마가 있는 한국 미술도 마찬가지이고요.하지만 반세기가 지나 새로운 세대의 출현과 이와 동시에 우리 문화가 세계로 확산되는 시점에 반드시 그런 트라우마에 얽매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미술이 시대를 각인한다는 명제가 맞다면 이제 난해하고 부정적인 생존의 본성 대신, 비교적 이해하기 쉽고 긍정적인 번성에 대한 기제들의 예술적 본능의 표출도 환영받아야 합니다. 작가 김선옥의 작품이 그 시대성을 대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