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樂 갤러리’ 판매작품리뷰입니다.

[Sold/HELLO STRANGER- 양정수( https://www.instagram.com/jung__su/) 作]

에코락갤러리 대표 장현근 |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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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STRANGER

양정수作

60.6cm * 72.7cm (20호)

acrylic on canvas, 2022

1,300,000

[Sold/HELLO STRANGER- 양정수( https://www.instagram.com/jung__su/) 作]

   원시 인류에게 낯선 사람을 판별하는 능력은 무의식적이고 원초적인 본능입니다. 씨족이나 부족 사회에 어느 날 불현듯 나타난 이방인의 유해 여부의 판단은 어쩌면 개인은 물론 부족의 생존과 번성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자 능력이죠. 따라서 온몸의 감각기관을 총 동원하여 그 이방인이 해를 끼칠 것인지..아니면 우호적 인지를 즉시 판단해야 합니다.

 

    인류는 왜 전쟁을 할까?에 대한 폭 넓은 통찰을 제시한 아서 가트의 명저<문명과 전쟁>에서 저자는 자원, 즉 식량과 유전자 번식이 정쟁을 야기하는 원인이라고 합니다.유기체의 번식과 존속을 위한 생물학적 목적 달성의 수단이자 전술이 바로 인류의 공격성의 결과인 전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조상들은 주어진 환경의 조건하에 집단의 성공적인 유전자의 번식을 위해 빈약한 자원을 두고 외부인과의 생존투쟁을 벌인 셈입니다.따라서 개체나 집단에 해가 되는 이방인을 한눈에 알아보고 대처하는 특질을 가진 개체들의 유전자가 번성하게 되고 우리는 그런 특질을 가진 승자들의 후예가 되는 셈이네요. 

 

    하지만 이방인이 반드시 해가 되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기존에 형성된 유전자 집단과 상이한 유전자를 보유한 외부 낯선 사람을 보면 각별한 관심을 보이도록 유전되어 왔습니다. 일종의 스트레인져 이펙트(Stranger Effect)인데요.유전자가 상이한 사람과의 유전자 결합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후손을 둘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상이한 유전자를 가진 외부인에게 관심을 갖도록 유전된 것입니다. 족외혼을 선호하고 동성동본 결혼의 유전적 폐해등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그러므로 막연히 이방인을 배척해서는 안되겠지요.

 

   낯선 외부인을 두고 위의 상반된 본능이 충돌할 때 작동하는 것이 바로 직감입니다.지금은 많이 무뎌졌지만 원시 인류의 직감의 힘은 상상을 초월했을 겁니다. 우리 조상들은 생존과 번식의 본능 기제를 관장하는 원시뇌인 간뇌의 역할에 비해 이성과 합리적인 기제들을 담당했던 상대적으로 빈약한 대뇌 피질을 통해 도움을 받기보다는 간뇌의 본능과 욕망만으로도 그 이방인이 해가 되는지...아니면 유전자 특질을 보강해 줄지 단박에 파악하게 된 것입니다.지금은 그런 본능보다 축적된 지식과 합리적인 분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요.

 

    작가 양정수는 축약된 세포이미지들이 낯선 형태를 지닌 이방인에게 반갑게 첫 인사를 나누는 도상으로 그의 본능이자 예술적 욕망을 분출합니다.낯섬과 새로움에 대한 인사입니다.따지고 보면 우리가 새로움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어찌 유전자 뿐이겠습니까? 학문과 문학, 그리고 예술을 포함한 사회와 문화 전반에 다가오는 새로운 변화에 순응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지요. 당연히 미술도 포함해서요.작가가 이 세상의 모든 낯선 것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Hello Stra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