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중 (kim il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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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력

김일중 (kim il jung)1979년생, 안동대학교, 남자

개인전

2009. 10. 행렬 사이아트 갤러리, 서울-

2009. 11. re intro7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릴레이 전)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전시실, 영천-

2010. 5. Fragment –이브갤러리, 서울-

2013. 10. 내려앉지 못하고 흩날리는 것들 갤러리 예이랑, 서울-

2014. 3.  우리가 보는 것은 보는 것이 아니다. –이랜드 스페이스, 서울-

2014. 6. 떠도는 그림자들 갤러리 이레, 파주 헤이리-

2014. 8. 부재의 심연으로 내려가는 급경사면 더 칼립소, 서울

2016. 6. 픽션들 가나인사아트센터, 서울-

2017. 5. 믿는다는 것 불일미술관, 서울-

2019. 3. 내려앉지 못하고 흩날리는 것들 인영갤러리, 서울-

2019. 10. 빛이 있으라. –TUV 라인란드 코리아, 서울-

2019. 11. 우연의 질서 신풍미술관, 예천-

2020. 3. 서걱서걱 갈대 우름소리 갤러리 인사아트, 서울-

2020. 10. YTN & 에코락갤러리 기획초대전 -YTN상암동 사옥 1층 로비, 서울-

2022. 12. 빛이 있으라 베카갤러리, 서울-

2023. 12. The wind of light –조은숙갤러리, 서울-

 

단체전, 기획전, 아트페어

2019. 3. HARBOUR ART FAIR –Marcopolo Hotel, Hong Kong-

2019. 5. 경험적 표상. 얼굴 샘표스페이스, 이천-

2019. 7. 경남국제아트페어 창원컨벤션센터, 창원-

2019. 8. 아시아프 히든아티스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

2020. 7, 인물화 에코락 갤러리, 서울-

2020. 10. AHAF –나인트리호텔, 서울-

2021. 9. 아트경남 스탠포드&리조트 호텔, 통영-

2022. 3. 2022 화랑미술제 –SETEC, 서울-

2022. 4. 베카갤러리 개관기념 초대전 , -베카갤러리, 서울-

2022. 7. 2022 Seattle Art Fair –Lumen Field Event Center, Seattle-

2022. 8. 블루아트페어 –EXCO, 대구-

2022. 11. 아트경남 그랜드 머큐어 앰버서더, 창원-

2023. 11. 아트경남 그랜드 머큐어 앰버서더, 창원-

2024. 4. 다시 찾은 놀이터 –POSCO gallery, 포항-


2019. 5. 경험적 표상. 얼굴 샘표스페이스, 이천-

2019. 7. 경남국제아트페어 창원컨벤션센터, 창원-

2019. 8. 아시아프 히든아티스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

 

작품소장: 성신여대 박물관, 이랜드 문화재단, 세안ENC, 야송미술관, 불일미술관, 예천군청, 미래세움 등

 

작가 소개

희미하게 되살아나 영생을 누리다

-김일중-

다른 사람들이 도서관이라고 부르는 육각형 진열실들로 이루어진 부정수. 아니, 아마도 무한수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진열실 중심에는 낮은 난간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통풍구가 있다. 그 어떤 육각형 진열실에서도 위에 있는 층들과 아래에 있는 층들이 무한하게 보인다….’ 바로 보르헤스가 바벨의 도서관을 묘사한 문구다. 그가 생각하는 사실, 역사, 환상 그 사이의 경계는 모호하고, 경계 짓는 순간 무의미해진다. 이미지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에 그것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영 과 일의 데이터 값으로 환원되는 디지털 코드는 전파를 타고 유유히 주위를 우주를 떠돌아 다닌다. 사라지지도 지워지지도 않은 채로 머물러 있기도 하고 스쳐 지나가기도 하며 공간을 점유하기도 비우기도 한다. 자개라는 재료가 주는 공예적인 물리적 이중성(빛을 투과시키는 동시에 반사시키는)은 아크릴이라는 물성과 만나며 가상적이고 영적인 느낌을 배가시킨다.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무한히 흩어지듯 붙여나간 자개파편 덩어리들은 하나의 덩어리로 정립되어 특정인을 구현한다. 그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누군가 이기도 하고 한번도 보지 못한 이미지이기도 하다. 배우, 유명인, 정치인, 또는 정체성이 모호한 인물 혹은 동물들이 사각의 틀 안에 구현되며 무의미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한다. 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있었거나 방금 어딘가에서 발생한 듯이. 그렇게 유유히 주위를 떠돌아 다닌다. 무엇인지 알아 차린다는 일차적 목적을 달성한 즈음에 이르러서야 알아차림의 무의미함을 인지하는 것이다.

자유로운 물감의 끄적임은 중력이다. 흘러내리다 굳고 두텁게 덩어리지다가 일정부분의 농도가 더 해지면 속절없이 풀려버린다. 제한된 공간 안에서 물성은 마치 무제한적 움직임을 성취한 듯 끊임없이 흘러내리듯 멈춰있다. 원래 그랬던 것처럼, 혹은 한번도 가지 못한 길을 가 본 것처럼. 그 주의에 단편적으로 된 수 없는 자개텍스트가 특정인물로 구현된다. 여러 가지 톤으로 나누어진 조개껍데기들은 스스로를 증명하듯 적절한 위치에 돋을 새김 된 채로 멈추어 있기도 하고 빛의 반사각에 다라 흩날리기도 한다. 오롯이 형상을 내포하기도 하고 안쪽에 드러난 물감의 흔적들을 드러내기도 하며 그렇게 빛을 내며 공간을 점유하듯 사라져간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끝없는 정보들은 확대되고 재생산되며 그 자체로 일련의 진실 혹은 믿음을 강제한다. 그리고 그것을 여과 없이 믿어 버리기엔 너무 포괄적이고 함축적이다. 전체는 거짓이다. 진실은 오로지 파편화 된 형태로만 존재한다는 아도르노의 말은 나는 좋아한다. 모든 정보는 허구의 창조물 이기도 하고 그 자신이 허구이기도 하다. 역설적으로 나의 작업 도한 미디어의 영향을 받으며 희미하게 되살아나 영생을 누리지 않을까? 그렇게 유보된 단편적 정보들이나 데이터 값이 그저 거대한 풍경처럼 조합되어 둥둥 떠다니는 유령들처럼 실재 하는 듯 부재하고 망각 되는 듯 떠오르며 그렇게 거기 있다.


 


내려앉지 못하고 흩날리는 것들


                                                                      김 일 중


다만, 자개가 만들어내는 일련의 풍경들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그것은 실체를 가리는 동시에 드러내고, 보이지 않는 듯 어른 거리며 보는 이의 눈을 현혹 시킨다. 밑바탕에 채워진 색채들은 어떤 각도에서는 보이고 또 다른 각도에서는 자개의 반짝거림에 가려져있다. 또한 위치를 이동 시켜가며 보노라면 정지된 풍경임에도 빛에 반사된 조개 껍질들은 각각의 위치에서 변화된 결에 따라 움직이듯 빛난다. 제멋대로 흐트러진 이름을 알 수 없는 수풀 덤불, 버드나무, 대나무, 구상나무, 매화나무 등 등.. 숲을 이루는 수많은 관목들은 조개 껍질로 환원되어 영롱하게 빛나며 일정 공간을 점유한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끝없는 자개 파편덩어리들은 제 각각의 톤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며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형태로 돋을 새김 되어 일정한 거리의 풍경으로 현현(顯現)한다. 멀리서 보면 그것은 전혀 보지 못한 낯선 풍경이기도 하고 어딘가에서 봤음직한 익히 알고 있는 숲길이기도 하다. 실제로 출사를 나가 촬영한 자료. (한라산 중턱 어딘가, 곶자왈 숲, 소백산 인근, 베를린 근교, 서울 남산, ) 나의 육안을 통해 촬영 된 이미지이기도 하고, 인터넷을 떠돌아 다니는 숲 속 풍경들. 이런 양분된 이미지들은 각각의 물성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따라 제각기 다른 형태로 재현된다. 자개는 진주조개를 가공해 낸 이른바 조개껍데기다. 그러한 껍질은 두께의 차이, 톤의 차이, 결의 차이에 따라 또 다른 껍데기(피상적 풍경)로 환원된다. 조개 껍질 바깥은 플라스틱으로 덮여있고, 껍질 안쪽은 각 종의 안료로 덮여있다. 안쪽의 도료는 자개의 결과 위치를 결정하고 바깥에 도포된 플라스틱은(미디움, 마감재) 결정된 자개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고 보호한다. 서로 작용하고 기인하며 끊임 없이 관계한다는 말이다.  또한 가까이 다가가 보면 형태는 서서히 해체되어 하나의 단조로운 조개 껍데기들이 다닥다닥 붙어 일련의 불규칙한 패턴을 만든다. 일종의 재현된 형상에서 추상적 패턴으로 전환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게 모자이크화 된 껍데기들의 행과 열은 더 이상 어떤 형과 색을 대변하지 않고 그렇게 소위, 제 각각의 위치에서 제 각각으로 자리 하고 있다. 멀리선 명확하나 다가가면 흩어진다. 흩어짐으로, 실체인지 헛 것인지 알기 힘들다. 안에 드러난 실제적 안료들은 자개라는 헛 것의 옷을 입고, 있는 모양새이다. 그렇게 실제인지 가상인지 모를 모호한 풍경들은 특유의 빛을 발하며 음산한 기운으로 존재하듯 부재한다


나와 풍경의 물리적 거리는 작업을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자개라는 재료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이 올곧이 표현되기 위해선 제 각각의 독자적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미디어고 세상 모든 것이 일종의 미디어로써 기능한다. 어떤 기준점으로 부터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적절한 거리. 다시 말해 무언가를 (어떤 대상)표현한다는 것은 ‘무엇을 더 하느냐 혹은 무언가를 빼느냐’로 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그렇게 결정된 거리. 그리고 나만의 방법론에 의해 구현된 일련의 패턴들이 또 다른 형식으로 이합집산(離合集散)하기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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