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樂 갤러리’ 판매작품리뷰입니다.

[Sold/달항아리- 오종보 (Jongbo OH) 作]

에코락갤러리 대표 장현근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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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

오종보作

50.0cm * 54.0cm (호)

물레성형, 2017

2,500,000

[Sold/달항아리- 오종보 (Jongbo OH) 作]
근동(近東)! 이 생소한 단어를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나 '십자군 이야기'에 심심치 않게 나오는 말입니다. 유럽을 기준으로 보면 동쪽으로 가까운 곳! 소아시아를 지칭합니다. 그 기준으로 보면 중동을 넘어 한반도가 있는 동북아시아는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끝 극동(極東)이 되는 셈이네요.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약 300만 년 전 아프리카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원한 뒤, 이후 모든 인류는 매일 아침 해가 뜨는 곳! 즉 동쪽을 향해 마치 연어가 회귀하듯 이동합니다.아침은 칼 세이건이 말한 원시인류의 3대 공포(파충류,고소공포, 어둠)중의 하나인 어둠의 공포가 빛의 밝음으로 해소되는 때이죠. 빙하기에 해수면 저하로 노출된 남쪽 해안로를 따라 호모 에렉투스가 동남아 순다랜드인 자바(자바원인)를 거쳐 북경(북경원인)등 극동으로 이동해 옵니다. 그 뒤를 이은 호모 사피엔스도 마찬가지이구요.
근동에서 갈라져 중앙아시아 대륙 쪽으로 진출한 다른 한 지류의 인류는 빙하기의 우랄,알타이,텐샨,힌두쿠시 산맥의 거대 설벽에 가로 막혀 중앙아시아 초원에 머무르며 매일 아침 설벽 위로 훤하게 밝아오는 아침 해로부터 온기와 밝음을 얻었을 겁니다.당연히 설벽 너머의 세계를 동경했겠지요. 오죽했으면 중앙아시아의 모든 나라들의 국명이나 지명에 오늘날까지 아침이 오는 땅이라는 아사달(阿斯達), 영어로는 '~아이샤타'에서 이스타(~ista)가 들어 있겠습니까? 설벽 때문에 그 너머에 있는 진짜로 아침을 가장 먼저 맞는 동북아시아의 존재를 몰랐겠지요. 이윽고 bc 1만2,000~1만 1,000년전에 간빙기가 시작되고 설벽의 육빙이 녹아 큰 홍수가 발생하자 육해인 흑해,카스피해,아랄해 등에 초원이 수몰되는 등 생존 환경이 열악해지자 유라시아 초원의 북방 기마민족들이 청동기로 무장한 채 우랄과 알타이 산맥 사이의 오늘날 카자흐스탄 초원을 지나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를 지나 만주와 한반도로 이동해 옵니다.진짜 해가 처음 뜨는 아사달을 찾아서 말이죠.
바로 그 대륙의 끝부분에 자리 잡고 있는 양구(楊口)는 버드나무와 볕 양의 합자인 양과 입구를 뜻하는 구 자로 볕을 가장 먼저 받는 곳이라고 봐도 무난하겠습니다.한반도의 배꼽 부위에 해당하는 곳으로 아침에 떠오르는 해를 가장 먼저 접하는 곳이죠. 그래서 그런지 양기가 센 이곳에서 생산하는 백토는 조선시대 왕실 백자를 굽는데 유용하게 쓰입니다. 거리가 너무 멀어 도기를 굽고 배송해 오는데 백성들의 너무 힘들어 하니 조선실록에는 양주 백토 대신 다른 지역의 흙을 쓰라는 어명을 내리는 임금이 많았지만, 완성된 도자기의 품질이 양구산 백토만 못해 대신 양구 백토를 이천등 다른 지역으로 운송해와서 계속해서 도자기를 굽도록 했지요. 양구 백토로 만든 도자기는 분명 하얀 백자인데 푸른색이 감도는 묘한 백자입니다.
양구 백자 박물관 연구원인 오종보 작가의 대형 달 항아리 작품이 소장 되었습니다. 조선시대 제작 기법을 그대로 재현해서 완성했다고 하더군요. 두 개의 큰 그릇을 만든 다음 상하로 합해 달 항아리를 완성합니다.비록 명칭은 하나인 달 항아리이지만, 가마속에서 나올 때에는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요변하기 때문에 마치 사람처럼 고유의 개성을 가지고 태어나지요. 완벽한 원이나 구가 아니고, 삐뚤어 졌거나 변색이 되어도 제각기 개성을 가졌기 때문에 조선의 선비들은 달 항아리를 옆에 두고 자신을 투영하고 관조하는 멋을 부린 것이지요.달 항아리를 그린 작품이나 사진 값에도 한참 못 미치는 실물 달항아리...안타까운 현실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