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樂 갤러리’에서 현재 전시중인 전시회에 대한 안내 입니다.

    에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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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작가 : 박소진,오수경,윤여진,이화수,홍경원
    • 전시기간 : 2021.06.10(목) - 2021.06.22(화)
    • 관람시간 : 평일 11:00 ~ 19:00, 주말 10:00 ~ 20:00
    • 장소 : 에코락갤러리
    • 전시주최 : 에코락갤러리
    • 문의 : 02-381-9595

    전시회 소개

    에로스

     

     짧은 만남과 헤어짐이 만연한 요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 '에로스'가 2021-06-10(목) ~ 2021-06-22(화)까지 에코락갤러리에서 개최됩니다. 

     

     '에로스' 하면 어딘가 쾌락적이고 깊숙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성적인 느낌이 드는 단어입니다.

    흔히 에로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사랑의 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큐피드 혹은 아모르라고 불리던 이 신의 이름은 욕망이란 뜻을 지닙니다. 에로스의 탄생과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나뉘는데 첫번째는 태초에 카오스가 있었고 대지와 지옥 그리고 에로스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설에 의하면 에로스는 제우스 이전에 생긴 최초의 신 중 한 명인 것입니다. 그러나 후대에 와서 에로스는 일반적으로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전해집니다. 이는 사랑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였다가 후대에 와서 그 의미가 축소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에로스의 연인 프시케의 일화에서는 지나친 욕망으로 사랑이 파국으로 치닫는데 프시케는 죽음과 같은 잠에 빠졌으나 에로스가 제우스에게 빌어 잠에서 깨어나고 불멸의 여신이 됩니다. 'Psyche'는 그리스어로 '나비'라는 뜻도 있기에 이후 주석가들은 이 이야기가 꿈틀꿈틀 땅을 기어 다니는 미천한 애벌레가 마침내 우아한 나비가 되는, 즉 지상에서의 사랑으로 인한 고통과 번뇌를 이겨내고 획득하는 천계의 사랑, 불멸의 사랑에 대한 알레고리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이라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고대의 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에로스 혹은 사랑은 각자의 관심사와 취미는 다르지만, 사랑이란 소재는 남녀 고금을 막론하고 모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공통분모에 넣을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또한, 사랑만큼 예술가들에게 풍부한 영감을 불어넣는 소재도 없을 것입니다. 고대 미술을 살펴보면, 에로스가 장난스럽게 쏜 화살로 인해 욕망을 제어하지 못한 신과 인간들이 쓰라린 상처를 입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아들을 꾸짖는 장면이 나옵니다. 또 육체적 쾌락과 열정에만 몰두하는 저급한 사랑을 경고하는 의미에서 천으로 눈을 가린 에로스가 중세 이후 미술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에서는 전쟁은 물론 지식과 권력, 명예 그 모든 것을 이기는 진정한 사랑의 힘으로서 에로스를 내세우기도 합니다. 

     

     요즘의 사랑은 과거보다 그 의미가 축소된 것 같습니다. 상대방을 온전히 그 자체로 보기보다는 조건을 따지고 서로의 욕망을 채워주는 것 정도로 전락한 듯 보입니다. 사람과의 만남은 자의식을 강화하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나 자신을 완전히 내던져야 합니다. 

     

     한병철의 '에로스의 종말'이란 저서에서 현재는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이며 그저 '좋아요'만 남았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이제는 사랑이 불가능한데 이는 사랑의 다양한 옵션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타자'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저 자기 확신을 가져다주는 자신의 거울밖에 없는 것입니다. 타자가 그렇게 전락할 때 진정한 타자는 사라집니다. 역설적으로 타자가 없으면 자아도 없습니다. 나르시시즘은 자기애와 다릅니다. 나르시시즘은 나와 타자의 경계가 없지만, 자기애는 나와 타자의 경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상대방에게 쏟는 에너지를 잘 조정하여 손실이 없도록, 언제든 발을 뺄 수 있도록 경영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랑이 발달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각자가 기업이라는 말을 하면서 연대를 끊어버린다고 했습니다. 연대가 있어야 만족스러운 자아가 생기고 우정이 있고 사랑이 있어야 자아가 생기는데 신자유주의 시스템 속에서 연대, 연결, 사랑, 친구, 이웃이 다 ‘나’ 안에 침몰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에로스가 종말 된 사회에서 사랑에 대해 다각적으로 고민합니다.

     

    박소진, 인간은 최대한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집단 안에서 본인의 감정을 최대한 조절하려고 하며, 본심과는 다른 표현으로 가짜 감정을 만든다. 본심을 드러내는 것이 마치 카드게임에서 자신의 패를 감추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사람들처럼 자신의 패를 보여주는 것이 약점이라도 되는듯 보인다.

     

    윤여진, long for the pure heart 순수한 사랑을 갈망을 표현한다. 

     

    오수경, 대상을 인식하고 바라보는 주체가 되는 인간은 사물에 대한 반사작용을 통해 감성적 지각을 표출하게 된다. 대상의 형태와 인간의 감정이입이 서로 간에 반드시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하게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연 또는 사물과 같은 존재 대상들의 그 본질을 아직까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화수, ‘나’ 안에 침몰해버리고 만다.

     

    홍경원, 자유로움, 불편함, 상대적인 고립감 등을 느끼며, 그들의 자유롭지만 경직된 모습들을 화판에 담는다. 또 경직된 모습들에서 이미 만성(慢性)이 되어 화석이 되어버린 나의 껍데기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훨훨 벗어던질 수 있는 일탈을 욕망한다.

     

     열아홉에 만나 아흔다섯 백발노인이 될 때까지 76년을 함께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자녀를 6남매를 낳았고 그사이에 아이들이 태어났고, 그 손주들이 자라 또 아이를 낳는 시간에 걸쳐 세대를 교체하는 사이에 살림이 파산해서 뿔뿔이 흩어져야 했을 때도 있었고 집안이 크게 일어서기도 했습니다. 부부 중 하나가 유명을 달리했을때 남은 노인은 말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바로 저희 할머니·할아버지 이야기입니다. 과연 그들 사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마 그 감정은 우리가 알고 있는 범위 이상의 감정일 것입니다. 

     

    이번 '에로스' 전시를 통해 인스턴트식 짧은 만남과 헤어짐이 만연한 요즘, 성숙하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에코락갤러리

    이화수 큐레이터


     

    전시작품

    예술작품은 이미지와 원화에 차이가 납니다. 실견을 통해서 원화의 감동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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