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樂 갤러리’ 아트컬럼입니다.

예술의 탄생

에코락갤러리 대표 장현근 | 201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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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탄생



에코락갤러리 대표 장현근

  

  ‘예술은 우리에게 지적 고찰로 초대하는 바,그것은 예술을 다시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 무엇인지 철학적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다’독일의 관념론과 변증법으로 유명한 철학자 헤겔의 말입니다. 또한 아서 단토가 철학적 사유가 가능하다고 인정한 몇 안되는 예술가 중의 한사람인 미국의 개념 미술가 조셉 코수스도 ‘예술가의 유일한 역할은,예술자체의 본성을 탐구하는 것이다.’라고 언급합니다.도대체 예술이 무엇이길래 철학적으로 인식하고,그 본성을 탐구해야 할까요?

 

  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헤메던 사유의 고산지대에서 제가 만난 모든 이정표들은 특정한 한곳을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리스신화에서 제우스의 아들로 태어난 삶과 죽음의 신 ‘디오니시스’입니다. 로마신화에서는 박카스로 불리운 ‘디오니시스’는 다른 신들처럼 여러 역할을 맡게 되는데, ‘술의 신,다산과 풍요의 신,생사를 경험한 부활의 신,도취과 쾌락을 추구하는 황홀경의 신’ 등 주로 집단적이고 연대의식과 관련된 제례행사를 담당했습니다.

 

  

 

  디오니시스를 모시는 제례의식은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으며,흩어져 살았던 부족들이 정기적으로모여 생존과 번성에 관한 정보를 교류하고,유대와 연대감을 강화시키는 중요한 행사였지요.고대 원시인류는 이 축제를 통해 잠시동안 로고스 [이성,합리...]의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 집단 파토스[황홀,광기,격정...]상태에 빠지곤 했습니다. 춤과 음악,시...그리고 역할극으로 구성된 제례의식을 진행하는 도중에 참가자는 모두 집단'파토스'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집단 황홀경은 오늘날 남미나 아프리카의 원시부족뿐만 아니라 붉은 악마의 월드컵 응원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관찰됩니다.

 

  바로 그 제례의식의 과정에서 오늘날 우리들이 예술이라 부르는 여러 장르의 예술이 탄생하게 됩니다.연극,서사시,음악,무용,미술등이 그것입니다.특히 미술은 영웅적 행위나 업적,그리고 교훈등이 필요한 상황을 묘사하는데 유용했습니다.또한 디오니시스 제의식에서 맛본 강력한 황홀경에 대한 경험을 동굴벽등에 재현시켜 놓고 추억하는 과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선천적으로 나약했던 고대 원시인류는 이런 집단 제의식을 통해 강한 연대감을 구축하고 소원을 축원하며 종족보존 및 생존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됩니다.그런 이유로 이런 제례의식에 특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일군의 사람들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일은 어쩌면 당연하겠습니다.그들은 일반인들보다 더 쉽고, 빠르고, 강렬하게 파토스 상태에 빠져들었으며, 그상황을 표현해 왔습니다. 그러지 못한 일반 사람들에게는 원형극장과 같은 공간을 통해 파토스의 간접경험 기회를 제공하게 됩니다.오늘날 우리는 그들과 같은 역할을 하는 특별한 사람들을 예술가라 부르며 존경하고 있습니다. 

 

  태초에 완전한 자유를 누렸던 인류는 필요에 의해 집단 및 공동 생활을 하면서부터 점점 스스로를 제약하고 규제하기 시작합니다.공동의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말이지요.비록 현실은 제약와 규제속에 얽매여 살지만, 우리의 본능은 항상 자유를 향한 파토스의 욕망을 꿈꿉니다.하지만 예술가들은 일반인들과 달리 그 욕망을 현실에 구애됨이 없이 로고스와 파토스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분출합니다.그 욕망이 연극이나 음악과 무용 또는 시나 소설같은 문학으로 표현되든지 아니면 조형의식이 반영된 미술로 표출되든지 그 욕망의 본질과 근원은 장르에 상관없이 동일하다는 의미입니다.바로 그 욕망의 근원과 본성이 표현된 예술은 이렇듯 인류의 번성과 생존의 반드시 필요한 원초적 불가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