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樂 갤러리’ 판매작품리뷰입니다.

[Sold/꽃병- 이동구​ 作]

에코락갤러리 대표 장현근 | 20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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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병

이동구A作

72.7cm * 60.6cm (20호)

Acrylic on canvas, 2022

1,400,000

[Sold/꽃병- 이동구​ 作]

    갑자기 온몸이 고요해집니다. 심지어 심장이 박동으로 피를 뿜어내는 맥박까지 멈춘 듯 합니다.뇌에 기억을 소환하는데 필요한 호르몬인 '아세틸콜린'이 분비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드디어 작가 이동구는 상상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이번 작품에서 그를 상상의 세계로 이끈 것은 꽃병이군요.촉매가 꽃병이니 그의 뇌리 속에 꽃병과 관련된 온갖 기억들이 오랜된 무채색으로 재현 되네요. 우리는 이것을 좋은 말로는 상상이라고 하지만, 두서 없고 그 사고의 흐름이 논리적이지 않아 공상이라고도 합니다. 물론 작가는 이때 좋은 '영감' 이 떠올랐다고 하지요.

 

   작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을...기업가에게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학자에게는 학문적 각성이 가능하게 하는 아세틸 콜린은 불행히도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분비되다가 분해됩니다.이 호르몬이 장기간 분비되면 우리 몸의 자율 신경계의 작동이 멈춰 생명에 위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런 이유로 모든 예술적 영감이나...좋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가 순식간에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우리가 알고 있는 미술사의 거장들은 이런 찰나의 순간을 크로키나 빠른 드로잉으로 포획하곤 했습니다. 이때 포획된 드로잉은 후에 명작으로 재탄생하는데 큰 역할을 하지요.

 

   초현실주의의 지동 연상법이나 자동 기술법은 이런한 영감들이 연속적으로 떠오르고 그것을 기술하는 작업 방법입니다.일체의 이성적 통제를 받지 않고 작가의 내면에 연상되는 이미지를 무의식적으로 기술합니다.전혀 인과 관계가 없는 우연성에 기대는 측면이 많습니다.비논리적이고 몽환적이며 심지어 복잡하기까지 하지요. 이와 같이 작가의 주관이 담기고,일부는 친숙하며 기시감있는 조형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낯선 감각을 관람자에게 요구하기도 합니다.어김없이 작가 이동구 이번 작품속에서도 친숙과 낯섬이 공존하는 '언캐니(Uncanny)'가 엿보이네요.

 

   이처럼 작가의 내적 정신 세계를 직관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작가들이 동시대의 세계를 보는 눈이 작품속에 투사 되어 보편성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시대를 사고나 문자가 아닌 이미지로 파악하는 것이지요.이 이미지는 전체성을 가지며 시대를 다면적이고, 입체적이며 공감각적으로 각인합니다. 마치 새가 공중에서 전체를 내려다 보듯이 단박에 한 화면에 함축합니다.

 

   그렇다면 작가 이동구가 직관으로 시대를 각인하고 투사하기 위한 그만의 독특한 보편성이 무엇인지 궁금하군요.이번엔 작가는 꽃병의 병(甁)자를 병들 병(病)자로 해석하는 중의법을 구사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꽃처럼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이라는 중병에 걸린 시대를 살고 있지요. 그것을 작가가 거짓말처럼 잡아냈습니다. 꽃이라는 친숙한 것과 病이라는 낯선 것과의 오묘한 조화로 세태를 질타 하는군요.겉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에 더 신경 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