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樂 갤러리’의 온라인 전시입니다.

10월의 작가 : 이미숙

글쓴이 : 에코락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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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작가 : 10월, 이미숙

 

 

낯선 쾌감






 


색은 자체 울림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그 에너지를 발산하는 감각적 언어이다. 색으로부터 발산되는 울림과 에너지는 즉각적이고 감성적인 방식으로 심미적 쾌감과 몰입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심미적 쾌감과 몰입의 세계는 우리의 몸과 마음에 감각적 경험으로 저장되고 기억된다.

지금까지 작업은 색에 대한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색은 어떻게 감성을 자극하고 경험되는가? 또한 이것이 각자의 주관적인 심미적 경험과 판단을 넘어서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가? 이런 의문은 색에 대한 감각적 경험이 이루어지는 상황과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어떤 색의 강렬한 응시에 빠져드는 순간, 그래서 색이 발산하는 이글거림에 매혹되어 감탄과 기쁨에 환호할 수밖에 없는 순간, 언어의 묘사능력이 무력해지고 침묵할 수밖에 없는 순간, 강렬한 벅차오름의 느낌을 경험한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노랑색과 황토색과 초록색이 어우러져서 펼쳐져 있는 평원을 바라봤을 때, 석양의 점점 붉게 타 들어 가는듯한 진한 오렌지 빛을 바라볼 때, 에메랄드 색과 코발트색의 출렁이는 넓디넓은 바다를 바라볼 때, 나도 모르게 환호하게 되고 기쁨과 혼합된 묘한 감정에 빠져든다. 나는 이 느낌을 색에 대한 감각적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앎’과 같은 지적 활동으로부터의 자극이나 감동과 무관한 쾌감, 즉 철학자 칸트가 말하는 ‘무관심적 미적 쾌감’ 상태라고 생각 한다. 나는 이와 같은 심미적 쾌감이 일어나는 순간의 마음의 상태에 주목한다. 이런 마음의 상태의 감각을 기억하고 소환하고 향유할 수 있다면 삶을 좀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할 수 있다면 더욱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나는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이러한 순간의 감성은 개인의 주관적인 심미적 쾌감의 한계를 넘어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색에 대한 감각적 경험 속에 소통하고 향유할 수 있는 보편적 원리가 내재되어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색에 대한 감각적 경험은 순전히 즉각적이고 감성적인 반응 상태로서, 퍼지고, 흐르고, 번지고, 스며드는 방식으로 몸과 마음에 저장되고 기억된다. 이와 같은 방식은 상상력과 감성의 자유로운 유희와 즉각적이고 그러면서도 홀가분하고 자유로운 쾌감을 갖게 하기 때문에 다양한 감정과 몰입이 이루어지고 그 강렬함은 더욱더 마음속에 깊이 기억되고 저장될 수 있다. 이런 경험은 몸이 기억하는 감각적 언어로서 저장된다. 몸은 누구에게나 가장 근본적인 언어가 되고 몸에 저장된 기억은 쉽게 잊혀 지지 않기 때문에 개인의 심미적 쾌감의 한계를 넘어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향유할 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몸에 저장된 그때 그 순간에 느꼈던 기분 좋은 기억은 다시 기분 좋은 감각으로 재생 반복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의 쾌감과 몰입이 자신의 존재감을 채워주는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다면 그 기억은 우리의 삶에 강렬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하리라 생각한다.

나의 작업은 색으로부터 발산되는 감각적 에너지의 울림이 자연의 색으로부터의 감각적 울림처럼 기분 좋은 쾌락과 몰입으로 이어지고 기억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각각의 색의 울림과 에너지의 크기와 성격을 파악하여 자신의 색다움이 잘 발휘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오름과 내림의 진동이 감성을 자극하고 기분 좋은 감각으로 기억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숙

감각의 흔적이 기억으로 남겨진 몸, 혹은 캔버스에 대하여

이미숙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강렬한 색채와 터치가 돋보이는 추상성 강한 화면들을 선보이게 된다. 그의 작업을 볼 때 화면 전체에서는 구상적 요소들이 발견되고 있음에도 작업 내용에서 추상적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작가가 형상적 요소보다는 색채에 집중하여 작업을 해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의 작업을 처음 접하게 되면 바닥과 같은 수평적 기반 위에 꽃이나 나무를 연상케 하는 형상을 그려낸 부분이 먼저 인식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해 보면 꽃이나 나무를 표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경쾌한 터치가 더 강하게 드러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로 인해 이와 같은 표현적 요소들이 결과적으로 형상적 요소를 압도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그가 그려낸 것이 꽃과 나무인지 바닥에서 불이나 빛이 쏟아져 나오는 것인지 쉽게 판단할 수는 없다. 이렇게 느끼게 되는 것은 아마도 작가가 색을 강렬하게 표현하기 위해 형상적 요소를 차용하게 되었지만 동시에 형상적 요소가 주된 표현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형상이 드러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작업하는 동시에 색과 터치를 강조하여 표현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작가가 이렇게 색채에 주목하며 작업하게 된 것은 작가 자신이 색에 대해 강렬한 경험을 자주 해왔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가는 그의 작업노트를 통해 자신의 작업이 기억, 그리고 감각과 같은 인간의 인지작용과 관련된 것임을 밝히고 있는데 이는 작가가 개인적 삶 속에서 색에 대해 경험하게 되었을 때의 특별한 상황들에 대해 회화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확인해가게 되었고 이를 다른 이들과도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숙 작가가 경험했던 색에 대한 경험은 그의 작업에서 보여주듯 강렬한 색과 여기에 연결되어 있는 빠른 터치가 주는 느낌과 유사한 것이었던 것 같다. 작가 역시 색은 “심미적 쾌감과 몰입의 세계로 이끈다”라고 말한다. 색은 무엇인가에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색이 울림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본디 색이란 빛이 물질에 반사한 결과 감각하게 현상이기에 빛이라는 조건에 따라 물질은 그리고 색은 다르게 느끼게 될 수 밖에 없다. 색은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라는 것인데 이는 그 색을 감각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빛을 통해 특정한 색을 감각하게 될 때 그 색은 감각 주체의 조건과 상황, 그리고 상호작용 과정에서 다르게 느끼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색은 그 주변 있는 색과의 관계에 의해서도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 색 그 자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숙 작가의 경우 강렬한 색채를 주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 개인적으로 색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던 기억이 지배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꽃과 나무를 연상하게 만드는 이미지로부터 작업을 시작하는 것을 보면 작가는 색으로부터 생명이 태동하고 성장하도록 만드는 생명력의 신비를 경험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가 강렬한 색을 주로 사용하게 된 것은 그러한 신비로운 경험을 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작가가 그려내는 작업들은 단순히 이러한 경험을 캔버스 위에 재현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와 같은 강력한 상호작용의 경험을 작업을 할 때마다 느끼고 싶었고 매번 자신의 기억 속 상호작용의 경험을 다시금 현실화 하고 싶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작가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상호작용한 경험 혹은 기억에 대해 심미적 쾌감 혹은 몰입이라고 지칭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이미숙 작가에게 있어서 예술이란, 그리고 작업이란 어떤 예술적 관점을 실현하거나 자신의 작가적 태도와 경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기 이전에 작가 스스로가 예술 행위를 통해 생명력과 같은 신비로운 상호작용의 원천인 색을 경험하는 것이고 색과 교감하는 행위 그 자체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그에게 예술 작품이란 이러한 과정의 결과물일 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미숙 작가에게는 예술의 현장이라는 것 역시 캔버스가 아니라 색으로부터 감각하기를 시작하고 자신이 감각하게 되었던 것들을 다시 색으로 환원시키는 현장, 즉 그 행위가 일어나는 곳인 자신의 몸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그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감각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이미숙 작가의 작업에서는 감각의 흔적이 남겨진 캔버스를 오히려 기억이라고 지칭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이제 그 기억을 다시 감각으로 가져가는 것은 결국 관객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가가 그려낸 것과 같은 강렬한 색들은 작가와 관객 사이에서 감각을 그리고 기억을 충분히 상호작용하며 공유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하게 된다. 왜냐하면 작가가 주목하고 있는 색이라는 것에는 그가 울림과 에너지로 지칭하고 있는 것과 같은 신비로운 생명력이 내재되어 있을 것이라고 보이며, 바로 이 힘이 존재와 존재 사이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일들을 발생시키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승훈 (미술비평)

 

  



                                                                                                                                                                                                                                                         

 

 

 

이미숙 LEE MI SOOK

 

 

 

1999.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졸업

200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졸업

 

개인전

2019, <색, 바라보다> 아트스페이스 애니콜

2017. <내버려두고기다리고만나고갤러리 H

2015. <감각의 파동갤러리 카페 밀

2012. <상상정원인사아트센타

2011. <식물의 동물되기> THE K 갤러리

2006 <색 이야기>. 모로 갤러리

2004. < ․ >. 한서 갤러리

2002. < ‧ 에로티즘>. 한서 갤러리

2001. < ‧ 한서 갤러리

 

그룹전

2020. 브리즈 아트페어 

2019, <2019 아트경기 미술장터 'ART LIVING HOUSE'>, 경기상상캠퍼스

2019, <2019 아트경기 'ALL ABOUT LOVE' 전>, 에스팩토리 A동

2019, 갤러리 너트 선정작가 특별전

2014. KIAF/14 코엑스

2014. 2014 MAF(미니아트페어이다갤러리

2013. 서울아트쇼 코엑스

2013. 강원아트페어 춘천문화예술회관

2011. <청량리동시상영전>

2003. <유쾌한 공작소 전서울시립미술관

2003. <바로미터 Body ‧ Language 삼성아트스페이스

2003. <현대회화의 이미지 전조형갤러리2002.. <바로미터 Inn-ternent 관훈갤러리

2000. <바로미터  =1 관훈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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