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樂 갤러리’의 온라인 전시입니다.

9월의 작가 : 박규열

글쓴이 : 에코락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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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작가 : 9월, 박규열 

 

 

달항아리(자화상)





 


 왜 달항아리에 많은 사람들이 매료될까? 

여기저기 달항아리가 많이 보인다. 아트페어만 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이 소장했던 탓에 관심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그 이전에도 이중섭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작가가 달항아리를 작품의 소재로 다뤄왔다. 너무나도 많이 다루기 때문에 더는 특별할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이 이토록 많은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일까? 

 "더럽혀지지 않는 흰 것이 우리 안에 어른어른 너울거리고 있기 때문에, 저렇게 정갈한 사물을 대할 때마다 우리 마음은 움직이는 것일까." 한강 시집 '흰'의 한 구절은 달항아리를 떠올리게 한다. 달항아리의 흰 빛은 색깔을 표현하지만 깨끗하고 맑은 감정과 아련함, 한 恨의 감정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나라의 언어로도 '흰'이라는 한국어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단어를 찾기 어렵다. 그렇지만 백의민족, 한의 민족 등 한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한국인 특유의 정서를 완벽하게 형상화한 사물이 있다면 그게 바로 달항아리가 아닐까 싶다. 
 
 달항아리만큼 한국인의 정서에 잘 들어맞는 사물이 더 있을까. 어딘지 모르게 어리숙해 보이는 둥근 원형, 그리고 정갈한 흰색. 미술사학자 고(故) 최순우 선생은 “흰빛의 세계와 형언하기 힘든 부정형의 원이 그려 주는 무심한 아름다움을 모르고서 한국 미의 본바탕을 체득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아주 일그러지지도 않았으며 더구나 둥그런 원을 그린 것도 아닌 이 어리숙하면서 순진한 아름다움에 정이 간다."라고 백자 달항아리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찬미하였다. 사람도 너무 완벽한 것보다 약간의 빈틈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처럼 완벽한 조형미보다는 부정형의 둥근 멋이 오히려 우리를 매료시킨다. 이처럼 모든 면에서 백자 달항아리는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서가 가장 성공적으로 표현된 예술품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박규열 작가 또한 항아리를 다루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런데 작가의 항아리에는 조금 특별한 점이 있다. 얼핏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에 얼룩과 균열이 있다는 점이다. 박규열의 달항아리는 하나도 같은 도자기가 없다. 외형이 비슷해 보여도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거나 도자기에 새겨진 흔적이 다르다. 같은 것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자기에 드러낸 수많은 균열은 손에 그어진 그의 손금처럼 삶의 경험을 비춘다. 붓으로 빚는 자기는 삶의 모두를 담고 있다. 

 앤디 워홀의 작품 '캠벨 수프 캔' 또한 캠벨 회사가 1897년 처음 소개한 맛은 토마토 한 가지였지만 워홀의 캠벨은 32가지 종류였고, 그 32개의 캔버스 깡통 맛은 각각 다른 풍미였다. 얼핏 캠벨 수프는 같은 통조림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사실 전혀 다른 것들의 집합이며 그중 같은 수프는 단 하나도 없다.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작가는 도자기를 빚는 마음으로 캔버스 천에 한지를 배접하고 다시 그 위에 사실적인 형상으로 도자기를 묘사한다. 단순해보이는 도자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자기를 그리고 다시 지우고, 또 그리기를 반복했던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삶이 얼굴에 새겨지듯 박규열의 자기에는 삶의 흔적이 새겨진다. 우리는 어떤 삶의 흔적을 남기고 그 안에 어떤 것을 담을 것인가. 

 달항아리는 눈처럼 흰 바탕색과 둥근 형태가 보름달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달을 보며 소원을 빌어왔던 탓일까. 달항아리를 소장하고 싶은 마음은 사실 달의 모양을 한 항아리를 가지고 있으면 원하던 바가 이루어질지도 모른다는 마음을 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 추석에는 순수함과 소박함 속에서 우러나는 깊은 감칠맛이 담긴 박규열 작가의 달항아리가 편안함을 선물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에코락갤러리
큐레이터 이화수

                                                                                                                                                                                                                                                         

 

 

 

박규열 Lee Eun-Hwang

 

 

 

개인전

2019 12회 복합문화공간 미호 초대전

2017 11회 갤러리아트플라자 초대전

2015 10회 4walls 갤러리 초대전

2014 9회 갤러리아트플라자 초대전

2014 8회 화봉갤러리 초대전

2013 7회 부산국제아트페어부스전(벡스코) 

 

외 다수

 

그룹전

2018 서울아트쇼(코엑스) 

2018 싱가포르 어포더블 아트페어(싱가포르)

2018 BAMA 부산국제화랑 아트페어(벡스코)

2018 아트부산(벡스코)

2018 Asia Contemporary Art Show, Hong Kong

2018 서울국제 아트엑스포(코엑스)

2017 서울아트쇼(코엑스)

2017 BAMA 부산국제화랑 아트페어(벡스코)

2016 상하이 아트페어(상하이)

2016 아트차이나(베이징)

2016 SOAF(서울오픈 아트페어) 

 

외 다수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경향신문사, 부산경남은행, 부산경남방송(KNN) 등

작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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