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키워드 : <상상세계>, 만일의 세계, 염원의 공간, 내면, 무의식의 곳, 그리고 현실

왜 사람들은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을 가지며 살아갈까. 왜 다른 세상으로 혹은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싶어 할까. 그렇지 않더라도 누구나 크든 작든 다른 것, 더 높은 것, 새로운 것을 바라고 있다. 왜 우리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까.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나’를 돌아보고 내가 자리한 위치와 주변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 혼자 바라보고 꿈꾸는 세계에 고립되는 한계를 마주하게 되어 다양한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상상세계'라는 가상공간을 만들어 비현실을 재구성하여 시각화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장소 혹은 그에 따른 개개인의 내면을 그려내고 그 안에 ‘우리들’이 존재한다는 가정을 한다. 누구나 한번 쯤 생각했을 법한, 간절히 바라고 있는 곳, 그러나 모든 사람들의 바람은 들어줄 수 없는 그런 불완전한 세계가 바로 '상상세계'다. 각자의 내면과 무의식을 담고 있는 스토리텔링은 '나'의 것에서 출발하여 '너', '우리', '그들'의 것까지 확장된다.

'상상세계'는 꿈의 세계다. 그러나 그 어느 곳 보다도 현실을 반영한다. 각각의 세계간의 인과관계를 끊을 수 없지만 갖가지 이해들로 인해 모순도 생길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누군가의 유토피아는 누군가의 디스토피아고 누군가의 피난처는 누군가의 전쟁터다. 긍정과 부정은 종이 한 장 차이며 연출된 하나의 세계를 봤을 때 다양한 감상과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느끼고 똑같이 행동할 수는 없다. 그러한 불완전함과 마찰, 미숙함이 작업에 공존한다.

현실에 다소 냉소적이지만 그것을 희화화하는 작품을 통해 나 자신과 현실세계를 적나라하게 마주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것에서 도피해서 또 다른 상상으로까지 나아간다. 작품을 통해 ‘나’ 뿐 만 아니라 ‘모두’가 현실과 마주하는 동시에 꿈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